정리정돈(整理整頓)이란 지저분하게 나열되어있는 것들을 일정한 규칙 하에 거슬리지 않고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재배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비유하자면 방 안의 엔트로피를 낮추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주기적인 정리정돈은 그걸 가지고 뭘 하든 효율성을 높여주므로 해주는 것이 좋다. 엉망진창으로 어질러놨다가 필요한 물건이 어디 있는지 찾지 못하고 뒤적뒤적거리다가 한 세월 다 간다.
필요 없는 물건은 얻어오지도 말고, 가지고 있지도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집착하지 말고 죄다 버리자. 아나바다나 재활용, 중고 판매를 노리는 것도 좋다. 혹시나 세월에 따른 가치 상승을 노린다면 보통 적어도 70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자.
생활의 지혜가 흔히 그렇듯이 제대로 집대성되어있는 경우는 드물고 정보는 인터넷 곳곳에 흩어져있다. 하지만 정리정돈 전문가로서 활동하는 사람도 존재하며 서적도 존재한다. 정리정돈 관련 서적은 신기하게도 주로 일본인들이 출간한다. 아기자기한 것, 장인정신을 좋아하는 국민성이라 그런가..
보통 정리정돈을 시작하자고 마음먹는 경우는 효자가 아니라면 청소년기에 시작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체로 대학생 쯤 되어서 자취를 시작하게 되면 모든 물건이 내 생활에 필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뒤이다. 그러니 처음 시작할땐 생각보다 물건의 종류가 많아서 놀랄 것이나 익숙해지면 괜찮게 된다.
흔히 정리정돈 하면 우리는 어떻게 눈에 안 띄게 깔끔하게 보관할까를 고민한다. 하지만 그 개념부터가 잘못된 것이다. 정리정돈은 공간이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쓰이느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정리정돈은 필요한 물건을 어떻게 구겨 넣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찾을 것인가에서 출발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결국 무엇이 어디에 있는지 알기 쉽도록 배치하는 게 정리인 셈이다.
정리의 기본원칙
다음의 원칙을 지키되 처음부터 너무 완벽하게 정리하려고 하면 실패한다. 완벽함을 목표로 해서 정리를 시작하다 보면 ‘나는 정리와는 거리가 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포기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정도면 괜찮다’는 수준을 정해놓고 정리를 시작하는 것이 낫다.
정리를 하기 위해 필요 이상의 수고와 비용을 들이는 것도 삼가야 한다. 또 너무 보기 좋은 것만 생각하면 나중에 물건을 쓰려고 찾을 때 정작 찾기 어려운 위치에 보관하게 되는 등 효율성이 떨어진다.
분류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부터 확인하고, 비슷한 물건끼리 하나씩 묶는다.
제거 필요 없다고 판단하면 없앤다. 물건의 상태에 따라 양호하다면 자선단체나 벼룩시장으로 보내 다른 사람이 재활용할 수도 있다.
할당 보관하기로 한 물건을 어느 곳에 보관할지 범위를 결정한다. 이때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 필요한 물건을 찾을 때 쉽게 눈에 띄는 곳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수납 이왕이면 해당 물건을 가장 제대로 보관할 수 있는 수납공간을 찾아서 수납한다.
균등배분 매일 15분씩 정리를 생활화한다. ‘나중에 한꺼번에 해야지’ 하고 생각하면 주변이 치우기 어려울 정도로 지저분해진다. 중요한 것은 습관이다. 매일이 어렵다면 1주일에 1번이라도 습관화
한다.
공간별 정리 노하우
공간 나누기부터 시작하자
물건을 찾기 쉽게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구역을 나누는 것. 집안 전체를 정리한다면 가족의 생활공간에 따라 침실과 서재, 공부방 등 주된 용도별로 구역을 정하면 된다. 그런 다음 방의 용도에 맞는 가구, 물건만 남기고 나머지는 모두 빼낸다. 빼낸 물건은 자주 사용하는 순서대로 찾기 쉬운 곳에 하나씩 수납을 한다.
활용이 비슷한 물건끼리 보관
구역을 나누는 원칙은 같은 구역을 정리하는 데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를 들어 잘 쓰지 않는 잡다한 물건을 정리할 때도 활용이 비슷한 물건끼리 보관하면 한결 정리가 쉬워진다. 작은 물건은 박스나 바구니에 담아두어야 다른 구역의 물건과 섞이지 않는다. 박스 앞면에 무엇을 넣었다는 이름표를 만들어 붙이면 더욱 좋다. 이렇게 하면 창고 문을 열었을 때 어디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한 눈에 보인다.
서랍이 없다면 우유팩 활용
옷장 속에 칸이 나눠진 서랍이 있으면 벨트나 넥타이, 액세서리 등으로 구분해서 보관한다. 서랍이 없다면 우유팩으로 칸을 만들어서 수납하면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쓰지 않는 물건, 버리거나 활용하거나
작은 물건들이 뒤섞이는 서랍 속 정리에도 도전해 보자. 서랍을 정돈하다 보면 가장 큰 문제는 잡동사니들. 다시 쓸 만한 용도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 물건이라면 과감하게 없애는 것이 좋다. 두고 써야 할 물건이라면 손상되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도록 다시 정리한다. 때론 서랍 속에 꼭꼭 싸서 보관만 할 게 아니라 아예 장식품으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다.
예를 들어 아무렇게나 처박힌 여행 기념품을 꺼내 장식장 안을 장식하거나, 아이가 어릴 때 입었던 옷을 그림 대신 벽에 걸어두면 추억을 떠올릴 수 있어서 좋다.
책은 중요도에 따라 분류
책은 중요도에 따라 크게 3가지로 분류하면 좋다. 1종은 바로 곁에 두지 않으면 작업 효율이 떨어지는 책, 2종은 가끔 찾아보는 책, 3종은 더 이상 보지는 않지만 버리기는 아까운 책으로 분류한다. 1종은 책상 위나 가까운 책장에 두고, 2종은 서재의 책장, 3종은 상자에 담아 다락방이나 베란다 등 빈 공간에 둔다. 논문집이나 월간지, 주간지 등의 책은 필요한 부분만 스크랩하고 목차를 떼어내 정리하면 부피를 줄일 수 있다. 나중에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목차를 보고 언제 어디에 실렸는지 알면 찾기 쉽다.
책이 많다면 간단한 분류 코드를 만들면 더 좋다. 1종과 2종의 경우 문학, 경제와 경영, 철학, 실용서적 등으로 분류해서 선반에 정리한다. 아이들에게 책을 많이 읽히고 싶다면 책을 곳곳에 놓아둔다. 화장실에는 가벼운 시집, 침대 옆에는 단편소설, 식탁 옆에는 가벼운 상식 책 등을 놓아두는 게 요령이다.
디카 사진, CD나 전자앨범 등으로 깔끔하게
우선 컴퓨터 또는 CD에 폴더를 만들어 저장한다. 폴더 명에는 사진을 찍은 날짜와 한글로 주제를 적으면 찾기 쉽다. 예를 들어 2007년 3월 1일에 가족여행을 다녀왔다면 ‘20070301-가족여행’이라고 적으면 된다. CD 라벨에 관련 이미지를 컬러 프린트해서 붙이면 더욱 찾기 쉽다. 디카로 찍은 사진이 많을 때는 인터넷사이트에서 전자앨범 소프트웨어를 다운받아 사용하면 편리하다. 사진의 용량이 클 때는 외장형 하드를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출처 : 예쁜집 꾸미기